2007년 10월 2일 화요일

강은교 – 숲 : 노르웨이의 숲

강은교-숲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둘이 흔들린다

나무 셋도 흔들린다


 

이렇게 이렇게


 

나무 하나의 꿈은

나무 둘의 꿈

나무 둘의 꿈은

나무 셋의 꿈


 

나무 하나가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둘도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셋도 고개를 젓는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이

나무들이 흔들리고

고개를 젓는다


 

이렇게 이렇게

함께


 

주문한 책들이 어제 도착했다. 그중에는 충동적으로 선택한 "하루키를 읽는 법"이라는 일본의 젊은 두 명의

평론가가 쓴 하루키 연구서가 들어있었고, 여러권의 책 중 처음 열어본 책이다.

전반부를 뛰어넘어 처음 열어본 페이지는 '미도리의 창구' 라는 부분이었는데 그곳에 위의 "숲"이라는 시가 나온다.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이 왜 선택되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평론가들의 분석이다.

아마도 이라는 한자에서 오지 않았을까 하는... …

세개가 모여서 이루어지는 자처럼 '나'를 둘러싼 다양한 삼각의 '사랑'의 갈등을 묘사했다는 것이다.

'나'(와타나베) – 기즈키 – 나오코

'나' – 하츠미 – 나가자와

미도리 – '나' – 나오코

레이코 부인 – '나' – 나오코


 

제법 공감이 이루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에게 더 다가오는 것은 '숲'이라는 시다.

시를 읽어 본지 한참이 되었지만 –아니 거의 못 읽었다는 게 맞다 - 좋은 시라는 느낌이 온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선택해서 나름 즐거워진다.